본문으로 건너뛰기

일·장사비용

술집이 제일 잘 망한다는 말은 원장에서 안 맞았다 — 폐점률 계산식을 뜯어봤다

알쓸

동네 술집이 자주 바뀌길래 술집이 제일 잘 망하는 줄 알았다. 공정위 원장에서는 외식 15개 중분류 중 9위였고 평균보다 낮았다. 폐점률 계산식부터 뜯어봤다.

동네에 술집이 자주 바뀐다. 그래서 술집이 제일 잘 망하는 줄 알았는데 숫자를 보니 아니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프랜차이즈 통계를 다 공개해두고 있다. 폐점률까지 업종별로 나와 있다.

프랜차이즈 폐점률은 어디서 보나

공정위 가맹사업거래의 가맹희망플러스 안에 정보공개서 비교정보라는 화면이 있다. 거기 브랜드별 항목으로 들어가면 연도별·업종별 표가 나온다.

연초 가맹점 수, 신규개점, 계약종료, 계약해지가 각각 칸으로 있고 폐점율이 그 옆에 붙어 있다. 계산해줄 필요 없이 이미 적혀 있다.

폐점률 13퍼센트는 무슨 뜻인가

100곳 중 13곳이 망했다는 뜻이 아니다. 분모에 그해 새로 연 가게가 들어간다.

식을 역산해보면 이렇다.

```
폐점률 = (계약종료 + 계약해지) ÷ (연초 가맹점 수 + 그해 신규개점)
```

2025년 주점으로 넣어보면 이렇게 된다.

```
(353 + 1,181) ÷ (9,684 + 1,884) = 1,534 ÷ 11,568 = 13.26% → 화면값 13.3%
```

2025년 외식 15개 중분류와 전체 합계, 연도별 합계, 주점 8개년까지 서른한 건을 다 넣어봤는데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전부 맞았다.

분모에 신규개점이 들어간다는 게 중요하다. 그해 문을 연 가게도 위험에 노출된 모수로 치는 거라, 신규가 많은 해일수록 분모가 커져서 폐점률이 낮게 나온다.

술집이 제일 잘 망하나

아니다. 외식 15개 중분류 중 9위다.

2025년 접수분 기준으로 이렇게 갈린다.

중분류폐점률
기타 외국식24.6%
서양식22.0%
한식17.4%
기타 외식17.4%
일식16.6%
음료 (커피 외)16.0%
중식15.3%
분식15.2%
주점13.3%
피자11.0%
치킨10.7%
제과제빵9.3%
패스트푸드8.7%
커피8.5%
아이스크림/빙수4.8%
외식 합계13.7%

주점 13.3퍼센트는 외식 평균 13.7보다 낮다. 실제로 많이 접는 쪽은 기타 외국식과 서양식이다.

주의할 게 하나 있다. 공정위 보도자료에도 폐점률이 실리는데 그건 분모가 달라서(그해 말 가맹점 수) 주점이 15.3퍼센트로 나오고, 주요 6개 업종만 싣는다. 여기 쓴 13.3은 비교정보 화면 기준이다. 다만 어느 쪽으로 재도 외식 평균보다는 낮다.

기타 외국식이 24.6퍼센트면 네 곳 중 하나꼴이다. 아이스크림/빙수 4.8퍼센트와는 다섯 배 차이가 난다.

그럼 왜 술집이 자주 바뀌어 보이나

이건 원장으로 답이 안 나온다. 다만 짐작할 거리는 있다.

주점 가맹점이 2025년 기준 1만 곳쯤이고 커피가 2만 7천, 치킨이 2만 9천이다. 절대 수가 적은데 눈에 잘 띄는 자리에 있다. 그리고 술집은 간판이 크고 밤에 보인다.

폐점률이 낮아도 절대 폐점 수가 적다는 뜻은 아니다. 접수년도 2025년 행의 주점 계약해지가 1,181건이다. 아래에서 볼 연도 규칙을 적용하면 2024 사업연도 값이고, 하루에 세 곳씩 문을 닫은 셈이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몇 개나 되나

2026년 8월 18일에 정보공개서 열람 화면을 열어보니 등록된 게 1만 1,801건이었다. 그중 외식이 9,302건이고 주점이 496건이다.

그런데 이 숫자가 그날 안에서도 움직였다. 오전에 처음 봤을 때 1만 1,802건이었고 이십 분쯤 뒤에 다시 세니 1만 1,801건이었다. 등록과 취소가 그날그날 반영되는 화면이라 어느 시점의 값인지를 같이 적어야 한다.

브랜드 수는 어떻게 변해왔나

접수년도 2021년에 계단이 하나 있다. 그 한 해에 브랜드가 3,801개 늘었고, 그러면서 브랜드당 가맹점 수가 처음으로 20명대로 떨어졌다. 사업연도로 옮기면 2020년, 코로나 첫해다.

접수년도브랜드 수신규등록브랜드당 평균 가맹점
20184,8721,10439.6
20195,2721,19140.3
20206,3731,81635.6
202110,1744,54024.4
202210,0881,36029.0
202310,3801,67629.3
202410,8051,78530.9
202511,6311,59932.3

접수년도 2020년 6,373에서 2021년 10,174로 한 해에 3,801개가 늘었다. 신규등록만 4,540건이다. 그 전 3년 평균이 1,370건이었으니 세 배가 넘는다.

브랜드가 늘면서 브랜드당 가맹점 수가 40.3에서 24.4로 떨어졌다. 파이가 그만큼 안 커졌다는 뜻이다.

주점도 같은 모양이다. 브랜드가 2018년 213개에서 2025년 485개로 두 배 넘게 늘었는데 브랜드당 가맹점은 33.2에서 20.7로 줄었다.

코로나 때는 어땠나

생각과 다르다. 코로나 첫해가 그 전해보다 낮다.

먼저 연도를 짚고 가야 한다. 이 화면의 연도 열은 「접수년도」이고, 단위 표기에 「직전사업년도 말 기준 현황」이라고 붙어 있다. 접수년도 옆의 숫자는 그 한 해 전 사업연도 값이라는 뜻이다. 아래 표도 화면 그대로 접수년도로 적었다.

접수년도사업연도폐점률
2018201713.8%
2019201813.7%
2020201916.6%
2021202015.3%
2022202114.2%
2023202212.2%
2024202312.4%
2025202413.3%

8년 중 최고는 16.6퍼센트인데 사업연도로는 2019년이다. 코로나가 오기 전 해다. 코로나 첫해인 2020년 사업연도는 15.3퍼센트로 그보다 낮고, 이후로 계속 내려가 2022년에 12.2퍼센트로 바닥을 찍는다.

왜 그런지는 이 표로 알 수 없다. 분모에 그해 신규개점이 들어간다는 점, 그 시기에 브랜드와 신규개점이 함께 폭증했다는 점을 같이 놓고 봐야 하는데, 인과는 여기서 안 나온다.

이 숫자를 볼 때 주의할 게 있나

셋 있다.

2025년 등록취소가 비어 있다. 전체 140건, 주점 0건으로 표시되는데 직전 7년이 981건에서 1,786건 사이였다. 2025년분 취소가 아직 쌓이는 중으로 보이니 확정치로 읽으면 안 된다. 0이라는 게 아니라 0으로 표시돼 있다는 뜻이다.

연도 라벨이 접수년도다. 화면 단위 표기에 「직전사업년도 말 기준 현황」이라고 붙어 있어서, 접수년도에서 한 해를 빼야 사업연도가 된다. 이걸 모르고 읽으면 사건이 일어난 해를 한 해 뒤로 밀어 읽게 된다.

같은 사이트 안에서 화면마다 숫자가 다르다. 가맹사업 통계정보 쪽은 2024년 브랜드 수를 1만 2,377개로 주는데 비교정보 쪽은 1만 805개다. 두 화면을 섞어 쓰면 안 된다. 위 표는 비교정보 한 화면에서만 뽑았다.

브랜드별 가맹점 수는 목록에서 못 본다. 목록 화면에 그 칸이 아예 없고, 브랜드 이름을 누르면 사람 확인 화면으로 넘어간다. 496개 주점 브랜드를 다 세려면 확인을 496번 통과해야 한다는 뜻이라 그건 안 했다.

그래서 뭘 알게 됐나

폐점률이라는 숫자가 생각보다 조심스럽게 읽어야 하는 값이었다.

분모에 신규개점이 들어가니 새로 많이 연 업종은 그만큼 낮게 나온다. 그리고 계약종료와 계약해지가 합쳐진 값이라, 계약기간이 끝나서 정상적으로 접은 것과 중간에 깨진 것이 한 칸에 들어간다.

그래도 업종끼리 비교하는 데는 쓸 만하다. 같은 식으로 계산된 값이니까. 그 비교에서 술집은 중간보다 아래였다.

동네 술집이 자꾸 바뀌는 건 여전히 사실인데, 그게 술집이라서인지는 이 숫자로 설명이 안 된다.

정보공개서에서 무엇을 볼지는 따로 정리했다.

일·장사 · 비용창업비 7천만원과 1억 2천만원이 같은 가게일 수 있다 — 정보공개서 읽는 법

댓글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은 회원만 쓸 수 있습니다. 로그인 또는 가입

같이 볼 만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