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건너뛰기

일·장사비용

창업비 7천만원과 1억 2천만원이 같은 가게일 수 있다 — 정보공개서 읽는 법

알쓸

홈페이지 창업비와 정보공개서 창업비가 다른 건 대개 속인 게 아니다. 부가세를 얹었는지, 보증금이 들어갔는지, 점포비를 뺐는지가 다르다. 예상매출액 산정서는 최고액이 최저액의 1.7배를 넘을 수 없고, 정보공개서를 받고 14일이 지나야 계약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를 알아보면 같은 브랜드인데 숫자가 두 개 나온다. 홈페이지에 적힌 창업비와 정보공개서에 적힌 창업비가 다르다.

찾아보니 대개는 누가 속인 게 아니었다. 두 지면이 담기로 한 것이 다르다. 부가세를 얹었는지, 보증금을 넣었는지, 점포비를 뺐는지에 따라 같은 가게가 다른 숫자가 된다.

정보공개서는 어디서 보나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 사이트에서 로그인 없이 열린다.

브랜드 이름으로 찾으면 등록된 정보공개서가 나오고, 여러 브랜드를 나란히 놓고 보는 비교정보 화면도 따로 있다. 계약 전에 받아야 하는 문서지만 등록본은 먼저 열어볼 수 있다.

무엇을 적어야 하는지는 가맹사업법 시행령 별표 1이 정한다. 대분류가 열 개고 그 아래가 목과 세목으로 갈려서 실제 항목은 수백 개다. 홈페이지에 무엇을 적어야 한다는 규정은 찾지 못했다. 그래서 두 지면의 차이는 규정의 차이다.

홈페이지에는 없고 정보공개서에만 있는 게 뭔가

홍보 문장이 되지 않는 것들이다.

항목무엇을 알려주나
지역별 연간 평균 매출액전국 하나가 아니라 시·도별로. 상한·하한과 3.3㎡당 환산액까지
매출액 산정기준그 숫자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최근 3년 가맹점 변동늘어난 수만이 아니라 나간 수
차액가맹금필수품목 값에 얹혀 나가는 몫
평균 영업기간지금 하는 가맹점들이 평균 며칠째인지
직영점 현황본부가 직접 굴려본 점포의 운영기간과 매출
본부와 임원의 법 위반 사실가맹사업법·공정거래법·약관법 위반, 사기·횡령·배임
인근 가맹점 10곳 연락처문서 밖에서 숫자를 확인할 통로

마지막 줄이 실제로는 제일 셀 수도 있다. 정보공개서와 함께 받게 되어 있고, 표준양식이 직접 찾아가 보라고 적어두었다.

법 위반 사실이 항목으로 들어가 있다는 것도 눈에 띈다. 홈페이지에 실릴 리 없는 내용인데, 정보공개서에서 빠지면 기만적 정보제공이 된다.

창업비용에 점포 임차료와 권리금이 들어가나

안 들어간다. 그리고 그게 문서에 적혀 있다.

표준양식의 창업비용 표는 이렇게 시작한다.

대괄호가 빈칸이다. 무엇을 뺐는지는 가맹본부가 직접 써넣게 되어 있다. 그래서 브랜드마다 제외 목록이 다를 수 있다. 두 브랜드의 창업비 총액을 비교하려면 금액보다 이 목록을 먼저 나란히 놓아야 한다.

점포 보증금·월세·권리금은 어느 쪽 숫자에도 없다. 권리금은 가맹사업법이 아니라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소관이라 이 문서에 나오는 낱말 자체가 아니다. 정보공개서의 창업비를 실제 필요 자금으로 읽으면 그만큼 모자란다.

두 브랜드의 창업비를 그대로 비교하면 왜 안 되나

부가세 기준부터 반대다.

공정위 표준양식을 보면 표마다 단위 옆에 기준이 붙어 있다.

  • 최초 가맹금 — 부가세 포함
  • 그 밖에 지급하여야 하는 비용(설비·인테리어·초도물품) — 부가세 포함
  • 보증금 — 부가세 없음
  • 가맹점 연간 평균 매출액 — 부가세 미포함

그러니까 한 문서 안에서 창업비는 부가세를 얹은 값이고 매출은 부가세를 뺀 값이다. 이 둘을 나눠 회수기간을 계산하면 분자만 10퍼센트 부풀어 있다.

홈페이지 광고는 흔히 「부가세 별도」로 적는다. 방향이 반대라서, 같은 브랜드의 같은 항목인데 두 지면의 숫자가 10퍼센트 어긋나 보일 수 있다.

보증금도 자리가 다르다. 정보공개서는 보증금과 담보목적물을 별도 표로 두고 「반환되는 대가」로 잡는다. 비용과 반환 예정액을 한 줄로 더하면 총액이 부풀고, 반대로 빼면 실제로 나가야 할 현금이 과소평가된다.

평균 매출액은 어느 가맹점으로 계산한 숫자인가

표 왼쪽의 가맹점 수가 분모가 아니다.

개점 6개월 미만 점포는 빠지고, 6~12개월 점포는 1년치로 환산해서 들어간다. 진짜 분모는 산정기준 문장에 적힌 숫자다. 직전 사업연도에 개점이 몰린 브랜드일수록 오래된 소수 점포만 남아 평균이 잡힌다.

산정 방식도 여러 갈래다. POS 실측일 수도 있고, 물품 공급액에 비율을 곱한 역산일 수도 있고, 「근거자료가 없습니다」일 수도 있다. 표준양식이 셋을 다 허용한다.

그리고 이건 매출이지 이익이 아니다. 별표 1 어디에도 가맹점의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을 적으라는 규정이 없다. 재무제표가 나오는 건 가맹점이 아니라 본부의 것이다.

3.3㎡당 매출도 업태가 다르면 비교가 안 된다. 면적 정의가 매장 전용면적이라 푸드코트나 숍인숍처럼 공용공간을 쓰는 형태는 분모가 작아져 평당 매출이 크게 보인다.

차액가맹금이 뭔가, 왜 로열티보다 먼저 보나

계약서에 이름이 없는 부담이라서다.

필수품목을 본부에서 받을 때 적정 도매가를 넘는 몫이 차액가맹금이다. 물품대금에 녹아 있어서 로열티처럼 따로 청구되지 않는다. 2019년 1월 1일부터 정보공개서에 적게 됐고, 가맹점당 평균 금액과 매출액 대비 비율 두 줄로 나온다.

「로열티 0%」는 홈페이지 문구가 되는데 차액가맹금은 문구가 안 된다. 그래서 로열티만 보고 고르면 반쪽만 보는 것이다.

다만 낮은 숫자가 곧 적게 낸다는 뜻은 아니다. 본부가 직접 만들어 공급하는 품목은 뺄 수 있고, 소매업이거나 아예 안 걷으면 표를 생략할 수 있다. 자체 생산 비중이 높은 브랜드일수록 구조적으로 낮게 찍힌다. 그리고 부동산 임차료가 포함된 값과 아닌 값을 나눠 적게 되어 있어서, 두 브랜드를 견줄 때 같은 쪽을 보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지금 열어본 정보공개서는 몇 년치 숫자인가

최종등록일로는 알 수 없다.

한 문서 안에서도 항목마다 시점이 다르다. 창업비용은 비교적 자주 최신화되는데 매출액·평균 영업기간·차액가맹금은 사업연도가 끝나고 한참 뒤의 값일 수 있다. 등록일이 최근이어도 안의 숫자가 최신인 건 아니다.

비교정보 화면의 연도 라벨도 접수년도다. 화면 제목에 「직전사업년도 말 기준 현황」이라고 붙어 있다. 접수년도 옆의 숫자는 그 한 해 전 사업연도 데이터라는 뜻이다.

폐점률 계산식은 따로 정리해뒀다

상담에서 들은 매출 숫자는 어떻게 남기나

구두로 들은 건 근거가 안 된다. 남기는 방법이 따로 있다.

  • 예상수익상황 정보는 서면으로 받는다. 산출근거를 본부가 비치하게 되어 있고 열람을 요구할 수 있다
  • 예상매출액 산정서는 정보공개서의 과거 평균과 다른 문서다. 내 점포 예정지의 앞으로 1년이고, 최고액이 최저액의 1.7배를 넘을 수 없다는 제한이 여기에만 붙는다
  • 인근 가맹점 10곳에 직접 물어본다
  • 정보공개서를 받고 14일이 지나야 계약하거나 가맹금을 낼 수 있다

그래서 무엇을 보기로 했나

금액이 아니라 그 금액에 붙은 각주를 보기로 했다.

창업비 숫자 하나만 보면 두 브랜드 중 어느 쪽이 싼지 알 수 없다. 부가세를 얹었는지, 보증금이 들어갔는지, 무엇을 제외 목록에 넣었는지가 다르면 애초에 같은 것을 센 값이 아니다.

찾아보기 전에는 홈페이지 숫자와 공식 문서 숫자가 다르면 둘 중 하나가 틀린 줄 알았다. 지금은 둘 다 맞을 수 있다고 본다. 다만 그중 하나만 무엇을 담을지 법이 정해두었다.

실제로 두 숫자가 갈리는 걸 본 적이 있다. 어느 쪽도 틀린 값이 아니고 담는 항목이 다르다.

한 업종을 통째로 놓고 보면 등록 자체가 얼마나 많은지도 보인다. 공정위 가맹사업거래 에서 업종별 등록 영업표지 수를 직접 셀 수 있다.

댓글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은 회원만 쓸 수 있습니다. 로그인 또는 가입

같이 볼 만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