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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병원

5번 중족골 골절, 수술 안 하고 붙였다 — 갈리는 기준이 따로 있었다

알쓸

같은 5번 중족골 골절인데 어떤 사람은 수술하고 어떤 사람은 안 한다. 그 기준은 부러진 위치와 벌어진 정도였고, 내 경우는 1밀리미터가 안 됐다.

발을 접질렸다고 생각했다.

바깥쪽이 부었고, 시퍼렇게 멍이 올라왔고, 디디면 아팠다. 다들 그런 것처럼 며칠 두면 낫겠거니 했다.

5번 중족골이 부러진 왼발 바깥쪽. 새끼발가락 아래가 부어오르고 시퍼렇게 멍이 올라와 있다

엑스레이를 찍었더니 부러져 있었다. 5번 중족골이라고 했다.

신당모두탑정형외과에 갔다. 수술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안 나왔다. 대신 화면을 보면서 발을 맞추고, 반깁스를 대고, 다음 주에 다시 오라고 했다.

찾아보니까 같은 5번 중족골 골절인데 어떤 사람은 수술을 하고 어떤 사람은 안 한다. 그 기준이 뭔지 궁금해서 정리해봤다.

1년 전 일이다. 결과부터 말하면 잘 붙었고 지금은 흔적을 못 찾겠다. 회복이 주차별로 어떻게 갔는지는 따로 적었다. 이 글은 수술을 하냐 마냐가 어디서 갈리는지에 대한 거다.

발 바깥쪽이 부었는데 삐끗한 게 아닐 수도 있다

이 골절이 헷갈리는 이유가 있다. 다치는 방식이 발목 삐는 거랑 똑같다.

발이 안쪽으로 확 꺾일 때, 발 바깥쪽에 붙어 있는 힘줄이 뼈를 반대로 잡아당긴다. 짧은종아리근 힘줄이다. 세게 당기면 뼈가 부러지는 게 아니라 힘줄이 뼈 조각을 뜯어낸다. 이걸 견열골절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발목이 꺾이는 그 순간에 발등 바깥 뼈가 같이 뜯긴다. 본인은 삐었다고 느낀다.

그래서 이런 경우가 많다.

  • 발목을 삐었는데 아픈 데는 발목이 아니라 발 바깥쪽 중간이다
  • 부기가 복사뼈가 아니라 발 옆구리 쪽에 있다
  • 며칠 지나도 디딜 때 딱 한 곳이 아프다

이러면 엑스레이를 찍는 게 맞다. 삔 걸로 알고 파스 붙이고 지내다가 몇 주 뒤에 오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5번 중족골이 어디인가

중족골은 발등 속에 있는 긴 뼈 다섯 개다. 발가락마다 하나씩 붙어서 뒤로 이어진다.

5번은 그중 새끼발가락 쪽이다. 발날을 손으로 훑어보면 중간쯤에 툭 튀어나온 데가 만져진다. 신발 옆이 그 자리에 닿아서 늘어나는, 그 뼈. 거기가 5번 중족골의 뒤쪽 끝이고 튀어나온 그 부분을 결절부라고 부른다.

내가 부러진 게 정확히 저기다.

여기가 잘 부러진다. 발 바깥쪽 맨 끝이라 체중이 몰리고, 힘줄이 하필 저 튀어나온 데에 붙어 있고, 접질리면 제일 먼저 걸리는 자리다.

같은 5번 중족골 골절인데 왜 수술이 갈리나

여기가 핵심이었다. 부러진 위치가 어디냐로 갈린다.

정형외과에서는 이 뼈의 뒤쪽을 세 구역으로 나눠서 본다.

구역어디성격
1구역제일 뒤 튀어나온 부분(결절부)힘줄이 뜯어낸 견열골절. 대체로 잘 붙는다
2구역그 바로 앞, 뼈가 가늘어지는 목 부분존스 골절. 잘 안 붙는다
3구역더 앞쪽 몸통피로골절. 여기도 잘 안 붙는다

손가락 두 마디 차이인데 결과가 완전히 다르다.

이유는 피가 도는 양이다. 2구역은 혈관이 들어오는 경계라 피가 적게 온다. 뼈는 피가 와야 붙는다. 게다가 부러진 조각에 힘줄이 붙어 있어서 계속 반대로 잡아당긴다. 붙으려는 걸 계속 벌려놓는 셈이다.

그래서 2구역, 존스 골절은 깁스만 해서는 안 붙는 경우가 꽤 있다. 연구에 따라 다르지만, 급성으로 온 골절의 10% 남짓, 오래된 골절은 절반 가까이가 늦게 붙거나 안 붙거나 다시 부러졌다는 보고가 있다. 나사로 고정한 쪽은 그 비율이 훨씬 낮았다.

그래서 활동량이 많은 사람이나 운동선수는 2구역이면 처음부터 수술을 권하는 경우가 많다. 붙기를 기다리다 몇 달 날리는 것보다 낫다는 판단이다.

1구역은 반대다. 피가 잘 돌고, 대체로 붙는다.

내 경우가 여기였다. 엑스레이를 보면 발날에 튀어나온 그 뼈가 몸통에서 사선으로 갈라져 있다. 선이 하나 그어져 있는 게 아니라 조각이 통째로 떨어져 나온 모양이다. 부러졌다는 말보다 뜯겼다는 말이 맞다.

5번 중족골 기저부 엑스레이. 뼈를 가로지르는 골절선이 보인다

붙어 있던 힘줄이 뼈보다 질겨서, 꺾이는 순간 힘줄이 아니라 뼈가 진 거다.

수술이냐 아니냐는 뭘 보고 정하나

위치 다음으로 보는 게 얼마나 벌어졌냐다. 전위라고 한다.

엑스레이 화면에 자를 대고 잰다. 나도 이 숫자를 봤다.

골절 부위를 확대해 벌어진 간격을 잰 엑스레이. 0.883mm와 0.8207mm로 1밀리미터가 안 된다

두 군데를 쟀는데 0.883mm, 0.8207mm. 둘 다 1밀리미터가 안 됐다.

이 정도면 사실상 제자리다. 뼈 조각이 붙어 있을 자리에 그대로 있다는 뜻이다. 이러면 굳이 열어서 나사를 박을 이유가 없다.

정확히 몇 밀리미터부터 수술이라는 절대 기준은 없다. 다만 연구들이 갈라 보는 선으로 2밀리미터가 자주 나온다. 그 2밀리미터도 1구역 견열골절에 붙는 기준이지 5번 중족골 전체에 붙는 기준이 아니다.

1구역이면서 2밀리미터 넘게 벌어진 사람들을 수술한 쪽과 깁스만 한 쪽으로 나눠본 국내 연구가 있는데, 스물아홉 명을 봤더니 양쪽 다 붙었고 통증이나 기능점수도 비슷했다고 한다. 근데 반대 보고도 있다. 같은 1구역에 2~3밀리미터 벌어진 젊은 사람들을 비교한 쪽에서는 깁스만 한 사람들에게 삐뚤게 붙거나 통증이 남은 경우가 있었고 복귀도 늦었다.

그러니까 갈린다. 2구역 존스 골절이나 몸통 골절은 아예 다른 기준으로 보니까 이 숫자를 그쪽에 갖다 쓰면 안 된다. 관절면까지 금이 갔는지, 조각이 몇 개로 부서졌는지, 그리고 이 사람이 뭘 하고 사는지를 같이 본다.

그러니까 숫자 하나로 정해지는 게 아니다. 다만 1구역이고 거의 안 벌어졌으면 안 하는 쪽으로 간다고 보면 얼추 맞다.

C-arm으로 보면서 맞춘다는 게 뭔가

수술을 안 한다고 그냥 두는 건 아니다. 맞추긴 맞춘다.

C-arm이라고, 활처럼 생긴 장비를 발 위아래로 대면 엑스레이가 화면에 실시간으로 나온다. 사진을 찍고 기다리는 게 아니라 지금 뼈가 어떻게 있는지 바로 보이는 거다.

그 화면을 보면서 손으로 발을 잡고 위치를 잡는다. 손으로 맞춘다고 해서 도수정복이라고 한다.

이게 좋은 게, 맞췄는지 아닌지를 그 자리에서 안다. 예전처럼 깁스하고 며칠 뒤에 찍어보고 어긋났으면 다시 하는 게 아니다.

C-arm을 두고 쓰는 정형외과가 동네에 다 있는 건 아니다. 비수술로 갈 거면 맞추는 걸 보면서 하는 데가 낫다.

왜 통깁스를 안 하나

오래 묶어두면 발목이랑 발가락 관절이 굳어서다. 굳으면 붙은 뒤에 그걸 다시 푸는 데 더 오래 걸린다.

나는 통깁스를 할 줄 알았다. 발 부러지면 무릎 아래까지 하얗게 감는 그거. 안 했다. 반깁스만 댔고, 이 골절은 그렇게까지 안 묶는다고 했다.

찾아보니 방향이 바뀐 게 맞았다. 부산백병원에서 1구역과 2구역 골절 서른세 명한테 다친 직후부터 아프지 않은 만큼 디디게 해봤는데, 부러진 위치나 벌어진 정도, 관절을 침범했는지 조각이 부서졌는지에 관계없이 결과가 괜찮았다고 한다.

근데 이 서른세 명 중에 2구역은 아홉 명이고 평균 나이가 마흔여덟이다. 운동선수 이야기가 아니다. 같은 논문도 운동선수거나 관절면을 30% 넘게 침범했거나 심하게 부서진 경우엔 수술을 고려하라고 따로 적어놨다. 붙는 데 걸린 기간도 1구역이 12.5주, 2구역이 17.9주로 2구역이 더 걸렸고 일터로 돌아간 시점도 늦었다. 2구역이면 그냥 디뎌도 된다는 얘기로 읽으면 안 된다.

무조건 그렇다는 건 아니다. 담당의가 보고 정할 일이다. 다만 통깁스를 안 한다고 대충 보는 게 아니라는 건 알아두면 좋다. 나는 그게 좀 불안했었다.

수술을 안 하면 그다음은 어떻게 되나

깁스 대고 가만히 기다리는 게 아니다.

요즘은 쓰면서 붙는 쪽으로 본다. 뼈는 적당히 자극이 있어야 잘 붙는다. 다만 순서가 있어서 처음엔 안 디디고, 그다음엔 발뒤꿈치로만, 그다음에 전체로 늘린다. 언제 다음으로 넘어갈지는 매주 엑스레이 보고 정한다.

여기서 혼자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가 있다. 보존적으로 갈 때는 활동하다가 조각이 더 벌어질 수 있다. 그러면 안 붙는다. 주기적으로 찍어보라는 게 그래서다.

그리고 이게 좀 잔인한데, 이 골절은 붙기 전에 통증이 먼저 사라진다. 안 아프다고 다 나은 게 아니다.

붙는 기간은 흔히 6주에서 8주로 이야기한다. 그런데 위에서 본 국내 논문의 실제 값은 그보다 길다 — 방사선상 유합까지 1구역이 평균 12.5주, 2구역이 17.9주다. 「6~8주」는 통증이 가라앉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감각에 가깝고, 사진에서 선이 사라지는 건 그보다 늦다.

그래서 세 달째 사진에 금이 남아 보여도 그게 안 붙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주차별로 실제로 뭐가 달라지는지는 회복 기록에 적어뒀다. 부기 빼는 법, 목발 놓은 시점, 세 달째 사진이 어땠는지 같은 것들이다.

안 붙으면 어떻게 되나

정해진 기간이 지났는데 엑스레이에서 선이 그대로 있으면 지연유합, 더 지나도 그러면 불유합이라고 한다.

이러면 그때 수술 이야기가 나온다. 나사를 하나 박아서 조각을 당겨 붙이는 방식이 흔하다. 처음부터 하는 수술이랑 크게 다르진 않다.

그래서 비수술로 간다는 게 수술을 안 한다는 뜻은 아니다. 먼저 안 하고 지켜본다는 쪽에 가깝다. 잘 붙으면 그대로 끝이고, 안 붙으면 그때 한다.

이걸 알고 나서 마음이 편해졌다. 나는 수술을 안 한다길래 이걸로 끝이라는 줄 알았고, 그러다 안 붙으면 큰일 나는 줄 알았다.

그래서 1년 뒤에 어떻게 됐나

잘 붙었다. 얼마 전에 다시 찍어봤는데 의사는 보면 알겠지만 나는 어디가 부러졌던 건지 못 찾겠더라.

딱 하나 남은 게 있다. 비 오기 전에 그 자리가 욱씬거린다. 어른들이 "비 오면 뼈가 시리다"고 하던 게 진짜였다. 이건 근거가 있는 이야기여서 회복 기록 쪽에 따로 적어뒀다.

같은 자리 다쳐서 수술을 할지 말지 고민 중이면, 내 경우엔 안 하길 잘했다. 다만 이건 1구역이고 1밀리미터가 안 벌어졌을 때 이야기다. 사진 보고 정할 일이라 결국 담당의 몫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곳에서 봤다. 옮기거나 큰 병원으로 갈 일 없이 거기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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