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건너뛰기

건강병원

5번 중족골 골절, 1주차부터 1년까지 — 언제 뭐가 달라졌나

알쓸

1주차 부기부터 1년 뒤까지. 목발을 언제 놓았는지, 세 달째 사진이 어땠는지, 그리고 비 오기 전에 욱씬거리는 게 왜 그런지.

발등 바깥쪽 뼈가 부러졌고 수술은 안 했다. 그 판단이 어떻게 났는지는 따로 적었다.

이 글은 그 뒤 이야기다. 1년이 지났으니까 이제 처음부터 끝까지 쓸 수 있다.

검색해보면 "6주면 붙는다" 같은 말은 나오는데, 그 6주 동안 실제로 뭐가 어떻게 되는지는 잘 안 나온다. 그게 제일 궁금했었다. 그래서 주차별로 적어둔다.

미리 말해두면 나는 회복이 빠른 편이었던 것 같다. 그러니까 그대로 믿지 말고 이 정도 폭이 있구나 정도로 보면 된다.

1주차 — 다리를 안 올리고 자면 새벽에 깬다

첫 주가 제일 힘들었다. 아파서가 아니라 부어서.

5번 중족골이 부러진 왼발 바깥쪽. 새끼발가락 아래가 부어오르고 시퍼렇게 멍이 올라와 있다

낮에는 그럭저럭 견딘다. 문제는 밤이다. 다리를 그냥 두고 자면 새벽에 깬다. 피가 아래로 몰려서 발이 팽팽해지는데 그게 통증으로 온다. 부기가 아픈 거다.

그래서 다리를 올리고 자야 한다. 이걸 거상이라고 한다.

기준은 심장보다 높게다. 베개 하나로는 부족하고, 이불이든 쿠션이든 몇 개 쌓아서 발이 가슴보다 위로 가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하면 그 자리의 압력이 낮아져서 붓기가 덜 찬다.

이걸 알기 전과 후가 확실히 달랐다. 올리고 잔 날은 안 깼다.

낮에도 마찬가지다. 앉아 있을 때 발을 바닥에 내려놓고 있으면 저녁쯤 발이 두꺼워져 있다. 의자 하나 더 놓고 올려두는 게 낫다.

냉찜질은 언제까지, 몇 분씩 하나

첫 주에 냉찜질이 크다.

대체로 이렇게 이야기한다.

  • 한 번에 15분에서 20분
  • 다치고 나서 24~48시간이 제일 중요하고, 길게 봐도 72시간까지
  • 그 뒤로는 효과가 떨어진다

부러진 자리를 얼려서 붙이는 게 아니라, 초기에 붓고 염증이 번지는 걸 눌러두는 거다. 그래서 시기가 정해져 있다.

주의할 게 하나 있다. 얼린 팩을 맨살에 직접 대면 안 된다. 감각이 둔해진 상태라 차가운 걸 오래 대고 있어도 잘 모르는데, 그러다 피부가 상한다. 수건에 한 겹 싸서 대는 게 맞다.

그리고 부기가 다 빠진 뒤에는 반대로 간다. 그때부터는 온찜질이 순환에 낫다. 이 전환 시점을 놓치고 계속 냉찜질만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필요는 없다.

냉찜질팩은 뭘 사면 되나

이건 내가 실제로 사서 써본 이야기다.

병원에서 파는 걸 샀다. 건강보험 되는 물건이 아니라 그냥 내 돈으로 산 거다. 값은 밖에서 사는 것보다 좀 비쌌다. 그래도 좋았다.

써보고 알게 된 게 몇 가지 있다.

첫째, 발은 평평하지 않다. 발등이 솟아 있고 복사뼈가 튀어나와 있어서, 판판한 아이스팩을 올려두면 붓기가 제일 심한 자리에 안 닿는다. 감싸지는 형태가 훨씬 낫다.

둘째, 냉동실에서 벽돌처럼 굳는 건 발에 안 맞는다. 얼려도 어느 정도 물렁한 상태로 남는 젤 종류가 낫다.

셋째, 두 개를 사는 게 맞다. 하나 쓰는 동안 하나는 얼려둬야 한다. 15분 대고 빼면 다음 걸 바로 써야 하는데 하나뿐이면 기다려야 한다.

넷째,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인데 미리 사두면 좋다. 다치고 나서 사려면 그 발로 나가거나 배송을 기다려야 한다. 집에 냉동실 한 칸 차지하는 것뿐이니까 하나쯤 있어도 손해는 아니다. 골절 아니어도 삐거나 데거나 할 때 다 쓴다.

찜질팩은 대체로 냉온 겸용이라 붓기 빠진 뒤에 뜨겁게 해서 그대로 쓸 수 있다. 그것까지 되는 걸로 고르면 하나로 끝난다.

2주차 — 목발을 언제 놓았나

2주차에 들어가니까 붓기가 눈에 띄게 빠졌다. 이때가 제일 티 나게 좋아진 구간이었다.

그리고 목발을 놓았다.

정확히는 이렇다. 체중을 싣지만 않으면 목발 없이도 문제가 없었다. 발을 바닥에 대고 균형만 잡는 정도는 됐다. 그러니까 집 안에서 화장실 가고 물 마시러 가는 건 목발 없이 됐다.

이게 생각보다 크다. 목발은 양손이 다 묶인다. 컵 하나를 못 들고 옮긴다. 그게 없어지는 것만으로 생활이 돌아온다.

밖에 나갈 때는 계속 짚었다. 밖에서는 언제 밀리거나 헛디딜지 모르는데 거기서 체중이 실리면 그동안 한 게 없던 일이 된다.

한 달 — 반깁스를 빼고 잤다

한 달쯤부터 잘 때는 반깁스를 뺐다.

이건 담당의가 정해주는 부분이라 스스로 판단할 건 아니다. 다만 이 시점부터 밤이 편해진다. 반깁스를 대고 자면 그게 배겨서 또 자다가 깬다.

한 달 지나니까 걸을 때 절뚝이는 게 거의 없어졌다. 신발도 그냥 신어졌다.

여기서 조심할 게 있다. 안 아프다고 다 나은 게 아니다. 이 골절은 붙기 전에 통증이 먼저 사라진다. 나도 이때쯤 다 됐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세 달 — 엑스레이에는 아직 안 붙어 있었다

이게 제일 의외였다.

세 달이 지나서 찍었는데 뼈가 제대로 안 붙어 보였다. 선이 그대로 있었다. 생활은 아무 지장이 없었는데 사진은 그랬다.

이때 좀 걱정했다. 6주면 붙는다고 들었는데 세 달인데도 그러니까.

지금 와서 보면 이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 뼈에서 선이 사라지는 시점과 실제로 쓸 만해지는 시점이 다르다. 겉에서 굳고 안이 채워지는 순서라서, 기능은 먼저 돌아오고 사진은 나중에 따라온다.

그래서 이 구간에 사진 보고 놀랄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다만 정해진 기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선이 그대로면 그건 이야기가 다르다. 지연유합이나 불유합 쪽으로 본다. 그때는 그때 가서 나사를 박는 수술을 한다.

그러니까 비수술로 간다는 건 수술을 안 한다는 뜻이 아니라 먼저 안 하고 지켜본다는 쪽에 가깝다. 이걸 알고 나니까 마음이 편했다.

재활은 따로 안 했나

안 했다.

이것도 좀 의외였다. 골절이라고 하면 붙고 나서 재활 치료를 몇 달 받는 그림을 생각했는데, 내 경우엔 그런 게 없었다.

부위가 작았기 때문인 것 같다. 무릎이나 발목 관절 자체를 다친 게 아니라 발 옆에 붙은 조각이 뜯긴 거라서, 관절을 오래 묶어두지 않았고 그래서 굳지도 않았다. 통깁스를 안 한 게 여기서 값을 한 셈이다.

그냥 걸어 다닌 게 재활이었다.

부위가 크거나 관절을 침범했으면 다를 거다. 이건 작은 골절이라 그랬던 거지 골절이면 다 이렇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1년 뒤 지금은 어떤가

얼마 전에 다시 찍어봤다.

의사가 보면 뭐가 있었는지 알겠지만 나는 모르겠더라. 어디가 부러졌던 건지 사진에서 못 찾겠다.

걷는 것도 아무렇지 않다. 뛰어도 되고 오래 서 있어도 된다. 다쳤던 쪽이 어느 쪽이었는지 가끔 헷갈린다.

그러니까 결론은, 이 골절은 이렇게 끝난다. 작은 부위고 거의 안 벌어졌으면 수술 안 하고 이 정도로 마무리된다.

비 오기 전에 왜 욱씬거리나

다 나았다고 했는데 하나 남은 게 있다.

가끔 그 자리가 아프다. 자주는 아니고 어쩌다 한 번씩인데, 늘 정확히 부러졌던 그 자리다. 다른 데는 안 그런다.

그리고 시점이 정해져 있다. 비 올 때, 정확히는 비 오기 전이다.

"비 오면 뼈가 시리다"는 말을 어른들한테 들으면서 자랐는데 그게 그냥 하는 소리인 줄 알았다. 아니었다. 겪어보니까 딱 맞는 말이다.

찾아보니 연구가 있다. 정형외과 외상 환자 2천 3백여 건의 외래 기록을 날씨와 대조해본 게 있는데, 기압이 낮은 날에 통증이 유의하게 늘었다. 그리고 다치고 시간이 오래 지난 환자일수록 날씨의 영향이 더 크게 나왔다.

만성 통증을 가진 사람들을 대규모로 추적한 연구에서는 습하고 바람 불고 기압이 낮은 날에 아플 확률이 20%쯤 높았다. 재미있는 게 기온은 별 영향이 없었다. 추워서 아픈 게 아니라 기압이 떨어져서 아픈 거다.

그래서 비 오기 전에 아픈 거다. 비구름이 오면 기압이 먼저 떨어지고, 비는 그다음에 온다. 몸이 일기예보보다 빠른 게 아니라 기압을 느끼는 것뿐이다.

왜 그런지는 아직 가설이다. 기압이 떨어지면 몸 안쪽 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져서 조직이 살짝 부풀고, 그게 신경을 건드린다는 설명이 제일 많이 쓰인다. 한 번 다친 자리는 신경이 예민해져 있어서 그 자리만 반응한다는 거고.

다만 이 효과는 크지 않고 연구마다 결과가 갈린다. 확실한 건 이게 기분 탓만은 아니라는 것 정도다.

솔직히 이걸 알고 나서 오히려 덜 신경 쓰인다. 뭔가 잘못된 게 아니라 원래 그런 거구나 하게 됐다.

그래서 수술 안 한 게 맞았나

내 경우엔 맞았다고 본다.

작은 부위고, 벌어진 게 1밀리미터가 안 됐고, 결국 붙었고, 1년 뒤에 흔적을 못 찾겠으니까. 수술을 했으면 마취하고 째고 나사를 박고 그걸 나중에 뺄지 말지 또 정해야 했을 거다.

같은 자리 다친 사람이 물어보면 나는 비수술 쪽을 이야기할 것 같다. 대신 조건이 붙는다.

  • 부러진 위치가 어디인지 (뒤쪽 튀어나온 데면 잘 붙는다)
  • 얼마나 벌어졌는지
  • 얼마나 오래 못 쓰는 걸 감당할 수 있는지

이건 사진 보고 정하는 거라 결국 담당의 몫이다. 다만 수술을 안 한다고 했을 때 대충 넘어가는 게 아니라는 것, 그리고 세 달까지 사진이 안 좋아 보여도 그럴 수 있다는 것. 이 두 가지는 미리 알았으면 덜 불안했을 것 같아서 적어둔다.

댓글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댓글은 회원만 쓸 수 있습니다. 로그인 또는 가입

같이 볼 만한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