톤업 선크림과 백탁 없는 선크림 여섯 개를 성분표로 갈라봤다
알쓸
선크림 여섯 개 성분표를 나란히 놓고 읽었다. 백탁은 문구가 아니라 성분 순서에서 먼저 보인다 — 같은 톤업이라도 이산화티타늄이 여섯 번째인 것과 40번째인 것은 세기가 다르다. 나이아신아마이드를 20,020ppm, 2.002%로 병기한 제품도 있었다.
가족이 이미용업계에 있어서 집에 화장품이랑 헤어 제품이 계속 들어온다. 샘플로도 오고 선물로도 오고, 안 뜯은 게 늘 몇 개씩 쌓여 있다.
그중에 선크림은 주로 내가 쓴다. 밖에서 일하는 날이 많아서다.
한동안 쓴 게 제나벨 더마 수딩 선스크린이었다. 하얗게 안 뜨고 무겁지도 않아서 괜찮았다. 다 쓰면 같은 걸로 사둘까 하다가, 그 전에 이 브랜드가 뭔지 한번 알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보니까 같은 회사에서 선크림을 셋이나 낸다. 이름도 비슷하고 셋 다 SPF 50+ 다. 뭐가 다른지 상세페이지를 봐도 안 나온다. 무기자차 유기자차, 톤업, 백탁 없음, 산뜻함. 다 좋다고만 써 있다.
그래서 성분표를 읽어봤다. 읽는 법을 알고 나니까 백탁은 문구가 아니라 성분 순서에서 먼저 보이더라.
한눈에 보는 결론
하얗게 안 뜨는 쪽을 원하면 무기 필터가 없는 것, 밝아 보이고 싶으면 색조 입자가 든 것이다. 성분표 앞쪽 열 개만 봐도 갈린다.
- 안 뜨는 쪽 — 라운드랩 자작나무 수분 선크림, 닥터지 레드 블레미쉬 수딩 업 선. 이산화티타늄도 산화아연도 아예 없다
- 거의 안 뜨는 쪽 — 제나벨 더마 수딩 선스크린. 무기는 이산화티타늄 하나뿐이고 나머지를 유기 필터 넷이 맡는다
- 중간 — 제나벨 마일드 테카 UV 디펜스. 산화아연이 두 번째인데 색조는 없다
- 톤업 되는 쪽 — 제나벨 PDRN 듀이 톤업 선스크린, 토리든 밸런스풀 시카 톤업 선크림. 무기 필터에 색조 입자까지 들어간다
여섯 다 SPF 50+ 다. 지수로는 안 갈리고 성분 구성에서 갈린다.
톤업 선크림이란 뭔가
자외선을 막으면서 피부를 밝아 보이게 하는 선크림이다. 밝아 보이게 하는 수단이 흰 입자와 색조 입자다.
이산화티타늄과 산화아연이 가시광을 흩어서 밝게 만들고, 산화철이나 마이카가 붉은 기·노란 기를 얹어 피부색 쪽으로 당긴다. 그래서 톤업 제품에는 이 성분들이 앞쪽에 있거나 색조가 따로 들어 있다.
백탁과 톤업은 다른 현상이 아니라 같은 현상이다. 원해서 쓰면 톤업이고 원치 않으면 백탁이다.
백탁 없는 선크림은 어느 것인가
무기 자외선차단제가 아예 안 들어간 것이다. 성분표에서 이산화티타늄과 산화아연을 찾아 둘 다 없으면 그 제품은 하얗게 뜰 성분이 없다.
위 여섯 중에는 라운드랩 자작나무 수분 선크림과 닥터지 레드 블레미쉬 수딩 업 선이 그렇다. 둘 다 무기 필터가 하나도 없는 순수 유기자차고 색조도 없다.
한 단계 아래가 제나벨 더마 수딩 선스크린이다. 이산화티타늄이 다섯 번째로 들어 있지만 유기 필터 넷이 같이 있어서 무기 비중이 낮다. 상세페이지에도 백탁 없이 촉촉하다고 적혀 있고 성분 구성이 그 문구와 맞는다. 내가 쓴 게 이거다.
톤업이 되는 선크림은 어느 것인가
무기 필터가 앞쪽에 있고 색조 입자가 같이 들어간 것이다.
제나벨 PDRN 듀이 톤업 선스크린은 산화아연이 두 번째, 이산화티타늄이 여섯 번째고 적색·황색 산화철이 들어 있다. 무기 둘이 다 앞쪽인 데다 색까지 얹는 구성이라 여섯 중 제일 세다.
토리든 밸런스풀 시카 톤업 선크림은 산화아연이 두 번째로 같지만 이산화티타늄이 40번째, 마이카가 35번째다. 뒤쪽이라 양이 적다는 뜻이다. 같은 톤업이라도 세기가 다르다.
남자가 티 안 나게 쓸 선크림은 어느 것인가
색조가 안 들어간 것을 고르면 된다. 성분표에서 산화철과 마이카를 찾아 둘 다 없으면 색이 얹히지 않는다.
여섯 중에는 라운드랩 자작나무, 닥터지 레드 블레미쉬 수딩 업 선, 제나벨 더마 수딩, 제나벨 마일드 테카 넷이 색조가 없다. 앞의 셋은 무기 필터까지 적어서 발라도 표가 안 난다.
주의할 게 하나 있다. 마일드 테카는 색조가 없는데 상세페이지에는 핑크·피치 톤이라고 적혀 있다. 문구만 보고 색이 도는 줄 알고 거르면 손해다. 아래 「문구와 성분이 다를 때는 뭘 믿나」에서 다시 본다.
조건별로 어느 것이 맞나
먼저 뭘 피하고 싶은지를 정하면 후보가 절반으로 준다. 하얗게 뜨는 게 싫으면 무기 필터가 없는 쪽, 밝아 보이고 싶으면 색조가 든 쪽, 밖에 오래 있으면 유기 필터가 여러 개인 쪽이다.
| 이런 사람이라면 | 이런 구성 | 위 여섯 중에는 |
|---|---|---|
| 하얗게 뜨는 게 제일 싫다 | 무기 필터 없음 · 색조 없음 | 라운드랩 자작나무 · 닥터지 수딩 업 선 |
| 남자라 티 안 나게 바르고 싶다 | 색조 없음 | 위 둘 · 제나벨 더마 수딩 · 제나벨 마일드 테카 |
| 밖에서 오래 있는다 | 유기 필터 여러 개 | 제나벨 더마 수딩 · 라운드랩 자작나무 |
| 밝아 보이고 싶다 | 무기 필터 앞쪽 · 색조 있음 | 제나벨 듀이 톤업 · 토리든 밸런스풀 시카 |
| 톤업은 원하는데 세게는 싫다 | 무기 하나 앞쪽 · 색조 뒤쪽 소량 | 토리든 밸런스풀 시카 |
| 얼굴이 찍힐 일이 있다 | 무기 필터 없음 | 라운드랩 자작나무 · 닥터지 수딩 업 선 |
같은 제품이 여러 줄에 나오는 건 조건이 겹쳐서다. 순위가 아니라 조건별 대응이다.
선크림 여섯 개 성분표를 나란히 놓으면
집에 있던 것과 사려고 후보에 올렸던 것들을 같은 자리만 놓고 봤다. 넣고 뺀 기준은 없다. 손에 닿은 걸 다 넣었다.
| 제품 | 산화아연 | 이산화티타늄 | 색조 | 유기 필터 |
|---|---|---|---|---|
| 제나벨 PDRN 듀이 톤업 선스크린 | 2번째 | 6번째 | 적색·황색 산화철 | 없음 |
| 토리든 밸런스풀 시카 톤업 선크림 | 2번째 | 40번째 | 마이카 35번째 | 없음 |
| 제나벨 마일드 테카 UV 디펜스 | 2번째 | 없음 | 없음 | 없음 |
| 제나벨 더마 수딩 선스크린 | 없음 | 5번째 | 없음 | 4종 |
| 닥터지 레드 블레미쉬 수딩 업 선 | 없음 | 없음 | 없음 | 2종 이상 |
| 라운드랩 자작나무 수분 선크림 | 없음 | 없음 | 없음 | 4종 이상 |
숫자는 전성분에서 몇 번째에 적혀 있는지다. 앞일수록 많이 들어갔다는 뜻이고, 그 이유는 아래 「전성분 순서에 무슨 뜻이 있나」에 적었다.
피부과나 약국에서 파는 화장품은 뭐가 다른가
파는 자리가 다른 거지 확인하는 자리가 다른 건 아니다.
제나벨 공식몰에는 병의원 전용과 약국 전용 카테고리가 따로 있다. 병의원 쪽은 사업자로 로그인해야 열린다. 우리 집에 물건이 들어오는 것도 그 계통이다.
그런데 화장품법상 전성분 표기 의무는 채널과 상관없이 같다. 병원에서 팔든 편의점에서 팔든 성분은 똑같이 적어야 한다. 그래서 어디서 파느냐를 알아도 성분에 대해 추가로 알게 되는 건 없다.
「피부과 전용」이나 「코스메슈티컬」 같은 말도 제도상 분류가 아니다. 분류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식약처 금지 표현 목록에 「메디슨(medicine), 드럭(drug), 코스메슈티컬 등을 사용한 의약품 오인 우려 표현」으로 올라 있다. 그러니 그 말이 붙었다고 확인할 게 줄지 않는다.
병원에서 파는 화장품이 성분이 더 좋은가
성분표로는 그렇게 안 나온다.
위 여섯 중 병의원 채널이 있는 브랜드는 제나벨 하나인데, 백탁만 놓고 보면 라운드랩과 닥터지 쪽이 더 유리한 구성이다. 무기 필터가 아예 없으니까. 채널이 성분을 보증하지 않는다는 게 표에 그대로 나온다.
기능성도 확인해볼 수 있다. 식약처 기능성화장품에는 심사와 보고가 따로 있다. 심사는 자료를 내고 개별로 검토받는 것이고 보고는 이미 고시된 성분을 고시된 함량으로 넣었다고 신고하는 것이다. 제나벨은 2026년 8월 13일 조회 기준 심사 0건에 보고 29건이다. 병의원 채널이 있다는 것과 개별 심사를 받았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이건 어느 브랜드가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심사 이력이 아예 없는 브랜드가 대부분이다. 다만 「병원에서 판다」가 그 자리를 대신 채워주지는 않는다.
앰플이나 크림도 같은 방법으로 읽히나
읽힌다. 그리고 이쪽은 숫자가 붙는 경우가 있어서 오히려 낫다.
순서 규칙은 똑같다. 앞이 많이 들어간 것이고 1% 이하는 순서가 없다.
다른 점은 기능성 성분에 함량을 병기하는 제품이 있다는 것이다. 제나벨 PDRN 비타 토닝 앰플은 나이아신아마이드를 20,020ppm으로 적어뒀다. 2.002%다. 기능성화장품 심사에 관한 규정 별표 4는 미백 고시 성분으로 나이아신아마이드를 2~5%로 잡아두는데, 2.002%는 그 범위의 아래 끝을 막 넘긴 자리다. 많이 넣었다는 뜻이 아니라 기능성으로 인정받는 최소선에 맞췄다는 뜻으로 읽는 게 정확하다.
이름을 확인하는 것도 여기서 중요해진다. PDRN이라는 성분은 전성분 어디에도 없다. 라벨에 적히는 실제 이름은 소듐디엔에이와 하이드롤라이즈드소듐디엔에이다. PDRN은 부르는 말이고 표기명이 아니다. 앞에서 「피부과 전용」이 제도상 분류가 아니라고 한 것과 같은 이야기다.
문구와 성분이 다를 때는 뭘 믿나
성분표다.
상세페이지는 사람이 옮겨 쓰는 글이고 성분표는 규정에 따라 그대로 적어야 하는 목록이다. 둘이 다르면 뒤쪽이 맞다.
위 여섯 중에 실제로 어긋난 게 하나 있었다. 마일드 테카 UV 디펜스 페이지에는 핑크·피치 톤으로 피부톤에 어우러진다고 적혀 있는데, 전성분에 색조가 하나도 없다. 산화철도 마이카도 없다. 같은 페이지 안에서도 해시태그는 무기자차인데 설명문은 혼합자차라 서로 안 맞는다. 같은 회사 톤업 제품 쪽 문구가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
바로 위 토리든과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하다. 저쪽은 톤업이라고 적혀 있고 마이카가 실제로 들어 있다. 이쪽은 적혀만 있다.
브랜드를 탓할 일은 아니다. 상세페이지 문구는 어느 회사나 돌려 쓴다. 다만 그래서 문구로는 못 고른다는 게 이 글의 요지다.
올해 병원을 알아보다가 같은 걸 한 번 겪었다. 치과 홈페이지에 구강악안면외과라고 적혀 있어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문과목별 칸에는 전문의가 0명인 데가 있었다. 부르는 말이 있는 자리와 규정대로 적게 되어 있는 자리가 따로 있다는 걸 그때 알았다. 화장품에서 그 자리가 전성분이다.
건강 · 치과노원 사랑니 발치 치과 6곳 확인해보니 —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는 2곳뿐이었다전성분 순서에 무슨 뜻이 있나
많이 들어간 순서다.
화장품 전성분은 함량이 많은 것부터 적는 게 규칙이다. 화장품법 시행규칙 별표 4에 그렇게 정해져 있다. 그래서 앞에 있을수록 많이 들어간 거고, 1번이 거의 항상 정제수인 이유가 그거다.
다만 1퍼센트 이하로 들어간 성분과 착향제·착색제는 순서를 안 지켜도 된다고 같은 별표에 적혀 있다. 뒤쪽에 몰려 있는 것들끼리는 순서로 함량을 못 따진다는 뜻이다. 앞쪽 열 개쯤이 실제로 읽을 만한 구간이다.
그리고 함량 숫자는 안 적힌다. 순서만 나온다. 이게 뒤에 다시 나온다.
백탁은 왜 생기나
가시광이 흩어져서다. 자외선 때문이 아니다.
이산화티타늄과 산화아연은 흔히 빛을 튕겨낸다고 설명되는데, 적분구로 실제로 재본 논문을 보면 자외선 대역 반사율이 4~5%밖에 안 된다. SPF 2도 안 되는 값이다. 자외선은 반사가 아니라 흡수해서 막는다.
대신 흡수 대역을 넘어선 파장 — 우리 눈에 보이는 그 빛 — 에서는 최대 60%까지 반사한다. 하얗게 보이는 건 이쪽이다.
산란이 제일 세지는 입자 크기도 정해져 있다. 파장의 절반쯤일 때다. 가시광이 400~700나노미터니까 대략 200~350나노미터 언저리가 제일 하얗게 뜬다.
톤업 선크림의 백탁은 결함인가
아니다. 그게 톤업이다.
톤업은 피부를 밝아 보이게 하는 건데 그 수단이 바로 이 흰 입자들이다. 백탁을 없애면 톤업도 없어진다. 같은 현상을 어느 쪽에서 부르느냐 차이다.
그러니까 톤업 선크림을 사면서 백탁이 없기를 바라는 건 앞뒤가 안 맞는다. 물어볼 게 있다면 있냐 없냐가 아니라 얼마나 뜨냐, 그리고 내 피부톤에 얹혔을 때 어색하냐다.
산화철이 들어가는 이유도 여기 있다. 흰색만 얹으면 회끼가 도니까 붉은 기·노란 기를 섞어서 피부색 쪽으로 당긴다.
유분기는 성분표 어디에서 보나
앞쪽 열 개에 오일과 실리콘이 몇 개나 있는지를 센다.
이름으로 대충 갈린다. 실록세인·메티콘·실리케이트로 끝나면 실리콘이고, ~에이트로 끝나는 것 중에 카프릴레이트·카프레이트·벤조에이트·이소스테아레이트 같은 건 오일이다. 에터로 끝나는 것도 오일 쪽이다.
그런데 이건 백탁만큼 깔끔하게 안 갈렸다. 개수를 세보면 마일드 테카가 여섯으로 제일 많고 더마 수딩이 넷으로 제일 적은데, 실제 사용감은 그 순서를 안 따라간다. 왜 그런지가 다음 절이다.
실리콘이 많으면 번들거리나
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많다.
실리콘은 종류에 따라 성격이 갈린다. 사이클로헥사실록세인이나 메틸트라이메티콘처럼 휘발되는 것들은 바를 때만 미끄럽고 마르면 날아간다. 남는 건 얇은 막이다.
폴리메틸실세스퀴옥세인이나 메틸메타크릴레이트크로스폴리머 같은 건 아예 동그란 가루다. 빛을 부드럽게 흩고 기름을 먹어서 매트하게 마무리된다.
그래서 마일드 테카는 상위권에 실리콘이 많은데도 산뜻한 쪽으로 설계된 걸로 읽힌다. 반대로 듀이 톤업은 세 번째 프로필헵틸카프릴레이트가 휘발 안 하는 에스터 오일이고 여덟 번째 다이카프릴릴에터도 그렇다. 이름부터 듀이니까 촉촉한 쪽을 노린 게 맞겠다.
정리하면 개수보다 종류다. 그런데 종류까지 갈라 봐도 결국 발라봐야 안다. 백탁은 성분표로 방향이 잡히는데 유분기는 거기까지 안 간다. 이 조건은 안 갈렸다고 적어두는 게 맞겠다.
성분표로 알 수 없는 건 뭔가
함량이다. 그리고 그게 제일 중요한 값이다.
산화아연 농도와 하얗게 보이는 정도를 실제로 잰 연구가 있다. 0·5·10·20·30% 제형을 2mg/cm²로 바르고 색차계로 명도를 쟀는데, 참가자 13명에게서 나온 측정값 195건에서 피부톤별 상관계수가 0.822 이상이었다. 수용 구간도 나눠놨다. 5%는 허용, 10%와 시판 기준품(14.7%)은 경계, 20~30%는 허용 불가.
재미있는 건 일반 참가자는 5%짜리와 기준 제품을 눈으로 구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전문 평가자만 잡아냈다.
근데 이 표를 들고 가게에 가면 못 쓴다. 국내 전성분 표기에는 함량이 안 적히니까. 산화아연이 2번째인 건 알아도 그게 5%인지 25%인지를 모른다.
그리고 제형 안에서 입자가 낱개로 있지도 않다. 산화아연 제형을 본 연구에서 응집체 크기를 0.1~10마이크로미터로 적었다. 가시광 파장을 훌쩍 넘어서는 크기다. 성분표에 나노라고 적혀 있어도 뭉치면 소용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뭘 쓰기로 했나
쓰던 걸 그대로 쓰기로 했다. 더마 수딩이다.
집에 굴러들어온 게 우연히 백탁 적은 쪽이었는데, 성분표를 다 읽고 나서도 그 판단이 안 바뀌었다. 무기 필터가 이산화티타늄 하나뿐이고 나머지를 유기 필터 넷이 맡는 구성이라, 밖에서 오래 있는 나한테는 이게 맞다.
여섯 개를 놓고 보면 더 안 뜨는 것도 있다. 라운드랩과 닥터지는 무기 필터가 아예 없다. 그런데 나는 그 정도까지 필요하지는 않았다. 하얗게 안 뜨면서 종일 발라도 부담이 없으면 되는데 지금 쓰는 게 이미 그렇다.
표본이 공평하지 않다는 건 밝혀둔다. 여섯 중 셋이 한 브랜드인데, 고르고 말고 할 것 없이 집에 그게 들어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글은 여섯 개의 순위가 아니라 성분표를 어디부터 읽으면 되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톤업이 필요하면 얘기가 다르다. 그때는 듀이 톤업이나 토리든처럼 색조가 들어간 쪽으로 가야 한다. 같은 회사 제품인데도 그건 아예 다른 물건이다.
정리하면 사기 전에 볼 건 성분표 앞쪽 열 개다. 이산화티타늄과 산화아연이 어디 있는지, 색조가 들었는지, 오일이 안 휘발하는 종류인지. 그거면 상세페이지 문구보다 훨씬 많은 걸 알 수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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