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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옷

「접촉냉감 Qmax 0.4」가 무슨 뜻인지 찾아봤다 — 조건 없는 숫자는 비교가 안 된다

알쓸

여름 옷에 적힌 Qmax는 닿는 순간 몇 초를 재는 값이다. 온도차 10도와 20도 사이에서 결과가 두 배 갈리는데, 조건을 적는 곳이 드물다.

여름 옷을 고르다 보면 Qmax라는 값이 나온다. 0.2, 0.34, 0.4처럼 소수점 숫자가 적혀 있고 높을수록 시원하다고 한다.

숫자가 적혀 있으니 비교가 되겠거니 했는데, 찾아보니 그게 안 된다. 조건이 빠져 있어서다.

냉감 원단에 한국 표준이 있나

찾은 범위에서는 없다.

e나라 표준인증에서 표준명으로 「냉감」을 찾으면 0건이 나온다. 검색이 안 되는 건 아니다. 같은 방식으로 「보온」은 41건이 나오고, 폐지된 표준도 목록에 남는다.

흔히 인용되는 KS K 0560은 냉감 표준이 아니다. 표준명이 「천의 보온성 측정 방법」이고 적용범위도 「이 표준은 천의 보온성 측정 방법에 대하여 규정한다」 한 줄이다. 냉감이 아니라 반대쪽을 재는 표준이다.

그래서 국내 공공 시험도 냉감성 항목만은 일본 규격을 인용한다. JIS L 1927:2020 「섬유제품의 접촉냉감성 평가방법」이다. 통기도는 KS K ISO 9237, 건조성은 KS K ISO 17617처럼 KS가 있는데 냉감만 없다.

Qmax는 정확히 뭘 재는 값인가

피부에 닿는 순간 원단이 열을 얼마나 빨리 가져가는지다. 정식 명칭은 최대열류속이고 단위는 W/cm²다.

JIS L 1927의 시험 조건이 이렇다.

항목값
온도차10.0℃ (열원판을 실온보다 10도 높게)
접촉 압력1.02 kPa
열원판구리, 면적 900 mm², 질량 9.79 g
측정 시간접촉 초기 약 5초
시험편150×150 mm 5장의 평균

여기서 「접촉 초기 약 5초」가 중요하다. Qmax는 계속 입고 있을 때가 아니라 닿는 순간 몇 초를 재는 값이다.

Qmax 얼마부터 시원한 건가

합격선이 표준 본문에 없다.

JIS L 1927:2020의 본문은 결과를 소수 셋째자리로 반올림하라고만 하고, 「평가 기준의 예를 부속서 B에 보인다」고 넘긴다. 그 부속서 B는 제목이 「부속서 B(참고) 평가의 예」다. 참고 자료라는 뜻이고, 내용은 한 줄이다.

등급표는 없다. 「보통·우수·최상」 같은 구분이 표준 어디에도 없다.

한국소비자원도 그렇게 인용한다. 2021년 쿨링티셔츠 시험표를 보면 냉감성의 시험방법 칸이 「JIS L 1927」이고 평가기준 칸은 「상대평가」다. 각주에 「JIS L1927 부속서B 참고기준에서 냉감 기능성이 있음(0.100W/㎠ 이상)」이라고 붙여두었다.

인터넷에 도는 「0.2 이상이면 냉감, 0.3 이상이면 확실히 시원」 같은 구간표는 어느 표준 문서에서도 확인하지 못했다. 업계 매체조차 「0.2 이상부터 냉감 기능이 뚜렷하다고 분류하고 있다」고만 쓰고 누가 분류했는지는 안 밝힌다.

Qmax 0.4와 0.18은 두 배 넘게 시원한가

조건이 다르면 비교가 아니다.

서울YWCA가 시험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낸 2026년 「비교공감」 냉감패드 조사에 이 문제가 그대로 나온다. 조사는 완제품을 온도차 10℃로 시험했는데, 업체들의 표시는 제각각이었다.

11개 제품 중 7개가 판매 페이지에 Qmax를 공개하고 있었다. 숨긴 게 아니다. 다만 조건이 제각각이었다. 온도차는 20℃가 여섯 건이고 10℃는 한 건뿐이다. 무엇을 쟀는지는 완제품 세 건, 가공 전 원사 성적서 두 건, 아무 표기도 없는 게 두 건으로 갈린다. 원사로 적은 두 건은 둘 다 20℃ 쪽에 든다.

그리고 공개한 일곱 건을 완제품·10℃로 다시 잰 결과, 「우수」는 두 건이고 나머지 다섯은 「양호」였다.

같은 물건이라도 온도차를 20도로 주면 숫자가 두 배 가까이 커진다. 원사 상태로 재면 또 달라진다. 그러니 조건이 안 적힌 Qmax끼리는 크다 작다를 따질 수 없다.

그럼 Qmax 높은 옷을 사면 시원한가

접촉 순간은 그렇고, 그 뒤는 다른 값이 정한다.

한국소비자원과 소비자시민모임이 2021년에 쿨링티셔츠 12종을 시험한 자료에 이게 뒤집힌 형태로 나온다. 접촉냉감이 가장 높았던 제품은 물을 흡수하지 않는 원단이라 건조성 시험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리고 접촉냉감이 가장 낮았던 제품이 건조속도 1위였다. 12종의 건조속도는 35.9분에서 76.8분까지 벌어졌다.

만졌을 때 가장 시원한 옷이 땀을 가장 못 빼는 옷이었다는 뜻이다.

Qmax는 닿는 순간의 열 이동을 재고, 계속 입고 있을 때의 시원함은 통기성과 흡수·건조가 정한다. 서로 다른 물리량이라 한쪽이 좋다고 다른 쪽이 좋아지지 않는다. 매장에서 손등에 대보고 고르는 방식이 반만 맞는 이유다.

여기에 하나 더 있다. 원단은 젖으면 물성이 뒤집힌다. 같은 면 니트가 젖으면 열흡수율이 세 배 넘게 오른다는 측정이 있다. Qmax는 마른 상태를 기준으로 재는 값이라 땀이 난 뒤의 상태는 애초에 안 들어 있다.

자일리톨이나 멘톨 냉감은 빨면 없어지나

기전이 셋으로 갈리고, 갈라야 답이 나온다.

광물이나 고전도 폴리머를 섬유에 넣은 것은 Qmax를 실제로 올린다. 섬유 안에 들어 있어서 구조적으로 남는다.

자일리톨 같은 당알코올은 땀에 녹을 때 열을 뺏는 방식이다. 마른 상태에서는 Qmax에 기여하지 않고, 원리상 쓰면 소모된다.

멘톨은 온도를 내리지 않는다. 피부의 냉수용체를 자극해 차갑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셋을 「냉감」 한 단어로 묶어 부르는 게 이 시장의 특징이다. 세탁 몇 회에 몇 퍼센트가 빠지는지는 동료심사를 거친 근거를 찾지 못했다. 검색에 걸리는 수치는 대부분 원사나 침구 업체 자료였다.

냉감이라고 광고하려면 시험을 받아야 하나

사전 심사는 없다.

가정용 섬유제품은 안전기준준수대상이라 제품시험 의무 자체가 없고, 의무 표시사항 일곱 개 항목에 기능성은 한 줄도 없다. 그러니 「시원한」이라고 적는 데 통과해야 할 절차가 없다.

대신 사후에 걸린다.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은 실증 책임을 광고주에게 지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실증자료를 요구하면 15일 안에 내야 하고, 안 내면 과태료와 광고중지명령이 가능하다.

그래서 구조가 이렇게 된다. 「시원한 느낌」처럼 주관적인 표현은 규제가 잘 닿지 않고, 숫자를 적는 순간 실증 대상이 된다. 숫자를 적는 쪽이 오히려 책임을 지는 셈이다.

냉감에 법정 인증도 없다. 시험기관들은 냉감을 인증이 아니라 시험 항목으로 다루고, 상세페이지에 실린 성적서도 용도가 대개 「품질관리용」이다. 「Q-MAX 테스트 완료」는 「기준을 넘었다」와 같은 말이 아니다.

그래서 뭘 보고 고르나

숫자를 밝혔는지가 아니라 조건을 밝혔는지를 보기로 했다.

  • 완제품 기준인가, 원사 기준인가 — 원사 성적서는 옷이 되기 전 값이다
  • 온도차 몇 도인가 — 10℃와 20℃는 두 배 가까이 다르다
  • 접촉냉감 말고 다른 항목은 — 통기도, 흡수성, 건조속도. 계속 입고 있을 때는 이쪽이 정한다

찾아보기 전에는 Qmax가 높은 쪽을 고르면 되는 줄 알았다. 지금은 조건이 안 적힌 Qmax는 아예 안 보기로 했다. 크다 작다를 말할 수 없는 숫자라서다.

속옷 쪽 구조를 따로 정리해둔 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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