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와이어 브라는 와이어 없이 뭘로 버티나 — 특허를 찾아봤다
알쓸
노와이어 브라 설명은 다 비슷한데 뭐가 다른지는 안 갈린다. 파는 쪽 문장 말고 특허를 찾아보니, 금형에 3개의 입체 패턴을 두고 그 사이에 에어갭을 만드는 식으로 와이어를 뺀 자리를 저마다 다르게 메우고 있었다.
노와이어 브라를 파는 곳들 설명이 다 비슷하다. 편하다, 자국이 안 남는다, 볼륨이 산다. 읽어도 뭐가 다른지 안 갈린다.
그래서 파는 쪽 문장 말고 만드는 쪽 문서를 보기로 했다. 특허는 팔려고 쓰는 글이 아니라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가 적혀 있다. 키프리스에서 찾아봤다.
부르는 말부터 갈린다
이게 첫 번째로 알게 된 것이다. 같은 물건인데 특허 제목에 적히는 말이 제각각이다.
제목에서 「무와이어·노와이어·와이어리스」를 찾으면 3건이 나온다. 「와이어프리」로 찾으면 1건이 나오는데, 앞의 3건에는 안 들어 있다. 그리고 「와이어가 없는」이라고 풀어 쓴 것이 또 따로 있다.
한 단어로 검색하면 나머지를 통째로 놓친다. 물건을 세려면 이름이 아니라 구조로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와이어는 원래 무슨 일을 하나
두 가지를 한다. 밑에서 받쳐 올리는 것과, 옆으로 퍼지지 않게 가두는 것.
그래서 와이어를 빼면 그 두 가지를 다른 것에 나눠 맡겨야 한다. 노와이어 브라가 서로 다르게 생긴 이유가 여기 있다. 무엇에 맡겼느냐가 저마다 다르다.
찾은 다섯 건이 저마다 다른 데 맡긴다
| 출원인 | 출원(상태) | 무엇으로 버티게 했나 |
|---|---|---|
| 이랜드리테일 | 2021-03-02 (등록) | 봉제라인 배치 |
| 헤베더유스 | 2022-02-28 (등록) | 옆가슴만 고탄성 망 |
| 헤베더유스 | 2022-02-28 (등록) | 연결부재 높이 확보 |
| 이은영 | 2024-12-03 (공개) | 컵을 세 겹으로 |
| 박진기 | 2021-01-08 (등록) | 몰드 분할과 에어갭 |
이랜드리테일은 봉제선을 어디에 놓느냐로 푼다. 컵 아래 언더부에 봉제라인을 두는데, 대표 청구항은 브라컵 라인과 한 점에서만 닿게 하고 거기서 멀어질수록 둘 사이가 벌어지도록 했다. 그 벌어지는 모양이 밀착력과 고정력을 만든다는 것이다. 같은 특허의 다른 독립항은 점이 아니라 선으로 닿는 형태도 함께 청구한다.
헤베더유스는 두 건인데 같은 곳이 같은 날 낸 자매 출원이고 둘 다 큰 컵을 겨냥한다. 하나는 소재를 다르게 쓴다. 옆가슴을 받치는 부재만 패드 수납부보다 탄성이 높은 망으로 만든다. 옆으로 퍼지는 것을 그 부분이 혼자 맡는 구조다. 다른 하나는 컵을 잇는 연결부재를 두 쌍 두고, 그 사이 높이를 컵 높이의 6분의 1 이상으로 잡았다. 앞 후크가 달린 쪽이다.
이은영 건은 컵 자체를 겹으로 만든다. 겉컵과 안컵과 인사이드 패널로 나누고, 겉컵을 나머지 둘이 결합된 패턴으로 뜬다. 2026년 8월 기준 공개 단계이고, 등록결정은 났지만 설정등록 전이다.
다섯 건이 봉제선 배치, 옆가슴 소재, 연결부재 구조, 컵 패턴, 몰드로 갈린다. 다만 이걸 다섯 갈래로 세면 안 된다. 낸 곳은 다섯이 아니라 넷이고, 봉제선과 컵 패턴은 재단·봉제로 푼다는 점에서 한 계열로 묶인다. 그래도 「노와이어」가 한 가지 기술이 아니라는 건 분명하다. 와이어를 뺀 자리를 각자 다른 데로 메웠다.
다섯 번째 것만 물건이 아니라 틀이다
앞의 넷은 전부 브래지어를 청구한다. 마지막 것 하나만 브래지어가 아니라 금형과, 그 금형으로 브래지어를 만드는 공정을 청구한다.
「와이어 기능을 구현한 와이어가 없는 3분할 몰드 및 그를 이용한 브래지어 제조 방법」. 2021년 1월 8일 출원, 2022년 1월 3일 등록이다. 출원인은 개인이고, 2023년에 권리 일부가 법인으로 이전돼 등록돼 있다.
청구항에 적힌 구조가 이렇다. 위쪽 금형 볼록부에 중심 패턴과 입체 패턴 세 개를 두고, 아래쪽 금형에 그걸 감싸는 오목부를 둔다. 둘을 맞물리면 입체 패턴과 오목부 사이에 빈틈이 생긴다. 청구항 1에 이렇게 적혀 있다.
그리고 그 세 패턴은 따로 붙인 게 아니다.
왜 물건이 아니라 틀을 특허로 냈는지가 여기서 갈린다. 모양을 봉제선으로 만들면 선이 남는다. 틀로 떠서 만들면 안 남는다. 그러니까 봉제선 없이 볼륨을 내려면 브래지어를 바꿀 게 아니라 브래지어를 찍는 틀을 바꿔야 한다.
「심리스인데 볼륨이 있다」는 말이 성립하려면 이쪽에서 풀어야 한다는 뜻이다. 봉제선으로 모양을 만드는 방식은 그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렵다.
이 몰드로 만들었다고 밝힌 제품도 실제로 팔린다. 어느 브랜드가 카테고리 배너에 이 특허번호를 걸어두고 있다. 다만 그건 판매자 자신의 표시고 제3자가 검증한 것은 아니다.
찾다가 한 가지가 눈에 띄었다. 그 번호가 이미지 안에 구운 글자였다. HTML 텍스트에는 특허번호가 한 곳도 없고, 연혁에 적힌 것도 주석 처리되어 화면에 안 나온다. 사람은 배너를 보면 알지만 검색엔진은 못 읽는다. 특허번호를 걸어두는 이유가 「이 제품은 근거가 있다」를 보이려는 것일 텐데, 그 근거가 검색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그럼 심리스는 뭘 안 하는 건가
봉제선을 안 만든다는 뜻이다. 안 꿰맨다는 뜻은 아니다.
어깨끈이나 후크는 어차피 붙여야 하니 완전 무봉제는 드물다. 그래서 심리스라고 적힌 제품끼리도 어디를 안 꿰맸는지가 다르다. 컵만 무봉제인 것과 컵과 밴드 이음까지 무봉제인 것은 겉옷에 비쳤을 때 결과가 다르다.
제품 설명에서 이걸 구분해 적은 곳은 별로 못 봤다.
70A가 무슨 뜻인가
한국산업표준 KS K 9404가 정한다. 앞 숫자는 밑가슴 둘레고 뒤 알파벳은 컵인데, 컵은 크기가 아니라 차이값이다.
| 컵 | 가슴둘레 − 밑가슴둘레 |
|---|---|
| AAA | 5 |
| AA | 7.5 |
| A | 10 |
| B | 12.5 |
| C | 15 |
| D | 17.5 |
그래서 호칭 기준으로 70A는 밑가슴 70에 가슴 80이다. 70B는 밑가슴 70에 가슴 82.5고, 75A는 밑가슴 75에 가슴 85다. 밑가슴도 차이값도 달라서 문자만 보고 크다 작다를 따질 수 없다.
표는 D에서 끝난다. 그 위는 이 표준의 호칭이 아니라 브랜드마다 자기 표기를 쓰는 구간이다.
표기 자체는 안전기준이 「치수는 표시할 것」으로 정하면서 이 표준을 따르라고 지목하고 있고, 통신판매에서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상품 등의 정보제공에 관한 고시」가 의류 품목의 제공 정보에 치수를 넣어두었다. 온라인에 치수가 적혀 있는 건 그래서다.
브라에도 인증번호가 있나
찾아봤는데 안 나온다. 그리고 안 나오는 게 정상이었다.
만 14세 이상용 가정용 섬유제품이면 안전기준준수대상생활용품이다(맞춤복과 아동용은 다른 법으로 간다). 이 제도는 시험을 받을 의무 자체가 없다. 기준에 맞는 물건을 만들 의무만 있고, 맞는지는 원자재 관리나 민간 인증 같은 방법으로 각자 확인한다. KC 마크도 번호도 붙이지 않고, 안전기준이 정한 표시사항만 표시한다.
제품안전정보센터에서 「브래지어」로 찾으면 0건이 나온다. 이 검색이 담는 건 번호가 나오는 두 제도(안전인증·안전확인)뿐이라, 0건은 조회에 실패한 게 아니라 애초에 수록 범위 밖이라는 뜻이다. 같은 화면에서 「유아용 섬유제품」을 찾으면 번호가 줄줄이 나오는데, 그건 아예 다른 법(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의 안전확인대상이라 그렇다. 같은 화면이지만 같은 제도가 아니다.
그러니 인증번호가 없다고 미인증이 아니다. 성인용 일반 브래지어라면 KC 번호가 붙을 자리가 없다. 다만 아동용이거나 수유패드가 딸렸다면 다른 법으로 번호가 생길 수 있으니, 번호가 보이면 어느 법의 무슨 번호인지가 물어볼 자리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고르기로 했나
문구를 안 보고 어디로 버티는지를 보기로 했다.
노와이어라는 말은 무엇을 뺐는지만 알려주지 무엇을 넣었는지는 안 알려준다. 넣은 것이 봉제선 배치인지, 옆가슴 소재인지, 컵 겹인지, 몰드인지에 따라 잘 맞는 몸이 다르다. 옆으로 퍼지는 게 고민이면 옆가슴을 따로 잡은 쪽이고, 겉옷에 선이 비치는 게 고민이면 몰드 쪽이다.
찾아보기 전에는 노와이어가 하나의 종류인 줄 알았다. 다섯 건을 보고 나니 뺀 자리를 메우는 방법의 이름이었다.
같은 옷에서 시원함을 무엇으로 재는지는 따로 적었다.
생활 · 옷「접촉냉감 Qmax 0.4」가 무슨 뜻인지 찾아봤다 — 조건 없는 숫자는 비교가 안 된다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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