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건 「재생」이 아니라 「피부재생」이라는 문구였다 — 식약처 금지 표현 목록을 봤다
알쓸
재생크림을 검색하면 제품은 쏟아지는데 이름에 「재생」이 잘 없다. 금지 목록에 오른 건 「피부재생」·「세포 재생」이라는 문구지 「재생」 한 낱말이 아니다. 원장에 「리쥬비네이팅」 127건·「리제너레이팅」 241건으로 합쳐 368건인데, 한글 「재생」은 22건뿐이고 「피부재생」은 0건이다.
재생크림을 검색하면 제품이 쏟아진다. 그런데 그 제품들 이름에 「재생」이 안 들어간 게 많다.
앞에 PDRN 앰플을 세어보다가 이유를 알게 됐다. 「재생」이 화장품에 쓰면 안 되는 말이다.
재생크림이라는 게 뭔가
카테고리 이름이지 제도상 분류가 아니다.
식약처가 인정하는 화장품 분류는 유형별로 정해져 있고 거기에 재생크림이라는 칸은 없다. 기능성화장품 범위도 미백, 주름개선, 자외선차단 같은 것들이지 재생은 없다.
그러니까 재생크림은 파는 쪽과 사는 쪽이 부르는 말이다. 앞 글에서 PDRN이 성분 표기명이 아니라 부르는 말이었던 것과 같은 구조다.
「재생」은 화장품에 쓸 수 있는 말인가
못 쓴다. 금지 표현 목록에 있다.
식약처 「금지되는 화장품 표시·광고의 표현 범위 및 기준」에 생리활성 관련이라는 칸이 있고 거기 이렇게 적혀 있다.
피부재생과 세포 재생이 나란히 있다. 그리고 그 뒤에 유전자 활성화도 있다.
같은 표 다른 칸에는 이것도 있다.
회복도 복구도 안 된다. 화장품이 다룰 수 있는 범위가 피부 표면까지라서다. 그 아래에서 일어나는 일을 말하면 의약품 영역이 된다.
그럼 제품 이름에 리쥬비네이팅은 왜 되나
한글로 안 적었기 때문이다.
금지 목록에 적힌 건 「피부재생」과 「세포 재생」이라는 한국어 문구다. 영문 표기가 자동으로 같은 취급을 받는지는 그 문서만으로 안 갈린다.
원장을 열어서 세어봤다. 2026년 8월 18일 기준으로 제품명에 「리쥬비네이팅」이 든 게 127건, 「리제너레이팅」이 든 게 241건이다. 합쳐서 368건이다.
한 회사 얘기가 아니다. 목록을 훑으면 에스티로더 리뉴트리브, 시세이도 퓨처솔루션, 데코르테 에이큐, 리엔케이 센솔로지 같은 이름들이 나오고 그 사이에 처음 보는 회사 것들이 훨씬 많다.
그럼 한글 「재생」은 아예 없나 싶어서 같이 세어봤다. 있다. 제품명에 「재생」이 든 게 22건이고, 그중 10건은 이름이 「…재생크림」으로 끝난다. 반면 「피부재생」으로 검색하면 0건이다.
여기가 갈리는 자리다. 금지 목록에 오른 건 「피부재생」·「세포 재생」이라는 문구지 「재생」이라는 낱말 하나가 아니다. 그래서 「○○재생크림」은 원장에 살아 있고 「피부재생 크림」은 없다.
다만 규모를 보면 여전히 한쪽으로 기운다. 영문 조어가 368건인데 한글 「재생」은 22건이다. 열여섯 배 차이다.
그러니 이름에는 웬만하면 안 쓰고 설명에는 못 쓰는 상태다. 상세페이지에서 「리쥬비네이팅」이라고 부르다가 「피부가 재생됩니다」라고 풀어 쓰는 순간 걸린다.
이게 재생크림을 검색했을 때 제품 이름에 재생이 잘 안 보이는 이유다.
PDRN 크림은 뭘 표방하고 있나
여기가 좀 얄궂다.
PDRN은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의 약자다. 이름 그대로 DNA 조각이다. 화장품 전성분에는 소듐디엔에이나 하이드롤라이즈드소듐디엔에이로 적힌다.
그런데 위 금지 목록에 「유전자(DNA) 활성화」가 들어 있다.
즉 DNA에서 온 성분을 쓰면서 DNA가 어떻게 된다는 말은 못 한다. 성분 이름은 되고 작용 설명은 안 된다.
그래서 PDRN 제품 상세페이지를 보면 성분 이야기는 길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짧다. 규정을 지키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
앞 글에서 앰플을 세면서 본 제나벨도 같은 자리에 있다. 앰플은 비타 토닝, 크림은 리쥬비네이팅으로 이름이 갈리는데 둘 다 PDRN 라인이고 둘 다 원장에 올라 있다. 제품명에 함량이 없는 것도 같다.
코스메슈티컬은 무슨 등급인가
등급이 아니다. 그리고 이것도 금지 표현이다.
같은 표의 기타 칸에 이렇게 적혀 있다.
앞에 선크림 글을 쓸 때 코스메슈티컬이 제도상 분류가 아니라고 적었는데, 찾아보니 분류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못 쓰는 말이었다.
「피부과 전용」도 같은 계열이다. 시행규칙 별표5가 의사나 약사가 지정·공인·추천·사용하고 있다는 내용이나 이를 암시하는 표시·광고를 금지한다.
그럼 재생크림을 고를 때 뭘 보나
문구는 못 쓰는 말이 걸러진 상태라 정보가 별로 없다. 대신 확인되는 자리가 두 군데 있다.
기능성으로 보고했는지를 본다. 미백이나 주름개선을 표방하려면 식약처에 심사를 받거나 보고를 해야 하고, 그 결과가 의약품안전나라에 제품명으로 공개된다. 없다고 나쁜 제품이라는 뜻은 아니다. 기능성을 표방 안 하면 애초에 안 실린다.
전성분 순서를 본다. 함량이 많은 것부터 적는 규칙이라 앞쪽 열 개쯤이 읽을 만한 구간이다. 다만 1퍼센트 이하는 순서를 안 지켜도 되니 뒤쪽끼리는 못 따진다. 앞 선크림 글에 적어둔 그대로다.
식약처 원장에서 확인되는 건 뭔가
제품명과 보고번호와 보고완료일이다. 그게 전부다.
제품명으로 찾으면 회사와 보고일이 나온다. 위에서 센 리쥬비네이팅 127건 중 몇 개를 옮기면 이렇다.
| 제품명 | 보고완료 |
|---|---|
| 세인로사알에프리쥬비네이팅크림 | 2026-06 |
| 아누아피디알엔카페인리쥬비네이팅아이크림 | 2026-01 |
| 메디셀릭리쥬비네이팅피디알엔리페어크림 | 2025-12 |
| 피캄액티브피디알엔50000리쥬비네이팅크림 | 2025-12 |
| 제나벨피디알엔리쥬비네이팅크림 | 2021-03 |
고르는 기준 없이 목록 앞쪽에서 가져온 것이고 추천이 아니다. 눈에 띄는 건 이름이 점점 길어진다는 것 정도다. 못 쓰는 말을 피하면서 뭔가를 전하려니 조어가 붙는다.
원장에서 알 수 있는 건 이 제품이 기능성으로 보고됐고 언제 됐다는 것까지다. 효과가 어떻다는 건 안 나온다. 애초에 그런 걸 적는 대장이 아니다.
찾을 때 주의할 게 하나 있다. 원장 제품명이 한글이고 표기가 「피디알엔」과 「피디알앤」 두 가지로 갈린다. 한쪽으로만 검색하면 빠지는 게 생긴다. 영문 PDRN으로는 0건이다.
그래서 나는 어떻게 읽기로 했나
문구를 못 믿는다는 게 아니라, 문구가 규정에 맞춰 깎여 있다는 걸 알고 읽기로 했다.
「재생」이 안 보이는 게 그 제품이 뭘 안 한다는 뜻이 아니다. 반대로 그 말이 보인다고 규정을 안 지킨 것도 아니다 — 식약처 자기 원장에 「…재생크림」이 10건 있다.
걸리는 자리는 이름이 아니라 설명이다. 「피부가 재생됩니다」라고 풀어 쓰는 순간이다.
찾아보기 전에는 문구가 화려한 쪽이 자신 있는 제품인 줄 알았다. 지금은 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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