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FM 시스템) 학교 지원, 실제로 받을 수 있나
알쓸
교실에서 쓰는 로저는 학교에 신청하면 받을 수 있다고 안내돼 있는데, 실제로는 물량이 없었다. 2017년 전국 특수학교 173곳 중 전 학급에 이 장치가 깔린 곳은 서울농학교와 대구영화학교 두 곳뿐이었다.
아이가 보청기를 끼고 학교에 가면 교실이 문제가 된다. 그래서 나오는 게 로저다.
받을 수 있다고 안내받았고, 결국 못 받았다. 그 과정을 적어둔다.
로저(FM 시스템)는 교실에서 뭘 하나
선생님이 작은 마이크를 달고 아이 보청기로 소리를 바로 보내는 장치다. 거리랑 소음을 통째로 건너뛰는 방식이고, 포낙의 로저가 널리 쓰인다.
교실은 시끄럽다. 선생님은 멀리 있고 소리는 벽에 울리고 애들이 떠든다. 보청기 성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난청 아동의 교실 청취를 측정한 연구도 보청기만으로는 소음과 거리, 잔향의 영향을 넘어서기 어렵다고 본다.
흔히 FM 시스템이라고 부르는데 로저는 사실 FM이 아니다. 예전 FM 전파를 대체한 2.4GHz 디지털 방식이고, 이름만 관습으로 남았다.
이런 환경에서는 보청기 등급을 한 단계 올리는 것보다 이쪽이 훨씬 크다. 그래서 보청기 고를 때 이 장치랑 연결되는지도 같이 봐야 한다.
로저는 사려면 얼마인가
선생님이 다는 송신기가 220만 원 안팎이었다. 보청기 양쪽 값이랑 맞먹는다.
지원을 못 받으면 사비로 사게 되니까 값을 알아두는 게 좋다.
예전에는 여기에 수신기 값이 따로 붙었다. 보청기가 로저 신호를 못 받으니까 수신기를 별도로 사서 물려야 했다. 지금은 그럴 일이 거의 없다. 요즘 나오는 보청기는 대체로 수신기가 안에 들어가 있어서 송신기만 있으면 된다.
다만 이건 내가 알아본 게 몇 해 전 값이다. 모델이랑 시점에 따라 다르니까 실제로 살 땐 센터에서 지금 값을 다시 확인하는 게 맞다.
학교에 신청하면 로저를 받을 수 있나
안내는 신청하면 된다고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물량이 없었다. 여기서부터는 겪은 이야기다. 아이 3학년 때다.
보청기를 새로 맞추면서 로저도 같이 받을 수 있을 줄 알았다. 포낙 센터에서 학교에 신청하시면 된다고 했으니까.
담임 선생님한테 물어봤다. 그런 게 있는지 모르셨다.
선생님 잘못은 아니다. 담임이 알 이유가 없는 제도다. 대신 특수학급 선생님이랑 연결해주셨다.
특수학급 선생님도 잘 모르겠다고 하셨고, 하루쯤 알아보시더니 지역 기관으로 넘겨주셨다.
거기서 온 답이 이랬다. 한 대뿐이라 여기로는 못 준다고.
방법을 찾아달라고 했다. 없다고 했다.
결국 안 썼다.
뭐가 문제인가
제도는 있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제28조에는 학교가 특수교육대상자에게 보조공학기기를 제공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법적 특수교육대상자는 교육청 특수교육지원센터에서 무상으로 받을 수 있고, 인천광역시특수교육지원센터 보조공학기기 대여 안내를 보면 신청은 보호자가 아니라 학교 담당 교사가 하고, 센터가 갖춰 둔 기기를 빌려주는 방식이다.
그런데 물건이 없다. 한 대뿐이면 없는 거랑 같다.
이게 그 지역만의 일도 아니다. 2017년에 전국 특수학교가 173곳이었는데, 그중 전 학급에 이 장치가 깔린 곳은 서울농학교와 대구영화학교 두 곳뿐이라는 2017년 보도가 있었다.
더 답답한 건 아무도 모른다는 거였다. 제조사는 신청하라 하고, 담임은 모르고, 특수학급도 모르고, 기관은 없다고 한다. 네 단계를 거친 다음에야 못 받는다는 걸 알았다. 우리 지역에 몇 대가 있고 지금 쓸 수 있는지를 먼저 알려주는 데가 어디에도 없었다.
아이 청력은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유소아 난청 안내에 확진되면 생후 6개월부터 청각 재활을 시작하라고 되어 있을 만큼 시간이 걸린 문제다. 그런데 정작 교실에서 쓸 물건은 순서를 기다린다. 급하다고 말하는 쪽이랑 물량 대는 쪽이 서로 다른 얘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되나
같은 상황이면 이렇게 하는 게 시간을 아낀다.
담임 말고 특수학급 선생님한테 바로 물어본다. 담임은 대체로 모른다. 모르는 게 이상한 게 아니다.
물어볼 때 신청 되냐고 묻지 말고, 지금 지역에 몇 대가 있고 대기가 어떻게 되냐고 묻는다. 앞의 질문은 대체로 알아보겠다로 끝난다.
못 받을 가능성을 처음부터 계산에 넣는다. 기다리다 학기가 지나가면 그 학기는 그냥 지나간 거다.
사비로 사는 것까지 생각한다면 보청기 예산 짤 때 그것도 같이 잡아야 한다. 보청기값만 보고 계획하면 나중에 어긋난다.
로저가 없으면 교실에서 뭘 할 수 있나
남는 건 자리 배치다. 로저를 못 받았으니 남은 건 자리였다. 앞에 앉으면 그만큼 가까우니까.
근데 이것도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았다.
앞자리는 애들이 다 앉고 싶어 한다. 우리 아이만 계속 앞에 두려면 이유가 필요하다. 그러려면 아이가 보청기를 낀다는 걸 반 애들이 알아야 하는데, 그 얘기를 해도 되는지부터가 고민이었다.
그렇게 애매하게 있다 보니 한 줄씩 뒤로 밀리곤 했다.
그래서 대학병원에서 소견서를 받아 제출했다. 거리가 멀어지면 소리 전달력이 떨어지니 앞자리에 앉혀달라는 내용이었다.
소견서를 내고도 완전히 해결되진 않았다. 선생님들이 보시기에 아이가 잘 듣는 것 같으면 또 한 줄씩 뒤로 미루신다.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니까 그렇다.
그래서 지금도 한 번씩 아이한테 물어보게 된다. 요즘 어디 앉냐고.
센터는 언제 가고 뭘 물어보나
예약은 보통 당일에도 된다. 그건 편하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몰드를 새로 뜨거나 수리를 맡기면 택배로 공장에 들어간다. 그래서 당일에 끝나는 일이 아니다. 며칠은 걸린다고 보는 게 맞다.
여기서 알아둘 게 하나 있다. 수리를 맡기면 그동안 보청기 없이 지내야 하는데, 센터에 요청하면 임시로 쓸 걸 며칠 무상으로 빌려주는 경우가 있다.
이걸 모르면 그냥 안 들리는 채로 며칠을 보낸다. 아이면 그 며칠이 학교 수업이다.
다만 모든 센터가 다 해주는지는 모르겠다. 처음 상담 갈 때 수리 맡기면 대여가 되냐고 물어보는 게 좋다. 앞에서 사후 관리를 보라고 한 게 이런 것들이다.
이런 건 누가 알려주나
아무도 안 알려준다. 그게 이 글을 쓰는 이유다.
로저를 알게 된 건 보청기를 바꾸면서였다. 새 걸 알아보다가 이런 게 있다는 걸 알았다. 그전까지 누가 먼저 권한 적이 없다.
이게 좀 아쉽다. 진작 알았으면 더 어릴 때부터 썼을 거다. 교실에서 안 들리는 채로 보낸 시간이 그만큼 줄었을 거고.
보청기 쪽은 기술이 계속 좋아진다. 몇 년 전엔 없던 게 생기고, 따로 사야 했던 게 안에 들어가고, 지원 기준도 넓어진다. 그런데 그게 바뀌었다고 누가 연락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니까 몇 년에 한 번은 직접 뒤져보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지금 쓰는 게 언제 나온 건지, 그 사이에 뭐가 달라졌는지. 이 글도 그렇게 알아보다가 쓴 거다.
지원 기준이 어떻게 바뀌는지는 지원금 쪽 글에 정리해뒀다.
건강 · 난청보청기 지원금 받는 법 — 순서를 틀리면 못 받는다댓글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